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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할머니와 손주가 함께하는 우리 짚풀공예교실

고려인 동포와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따뜻한 동행
전통문화 통해 고려인이 같은민족 재확인 시간

경주는 전국에서 4번째로 많은 수의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이다. 

2024년을 기준으 로 약 6,000여명의 고려인들이 경주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의 대부분이 성건동과 외동읍에 서 생활하고 있다. 

고려인들이 경주에 거주하고 있는 것은 아픈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소중한 동포들이 우리의 고국으로 돌아왔다는데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인구소멸과 고령화, 그리고 젊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고스란 히 안고 있는 경주시가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로인해 발생되는 사회문제 또한 녹록지 않다. 특히 이런 문제점들이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일어 나고 있는데 일례로 성건동에 있는 흥무초등학교의 경우 2024년 전체 신입생의 90%가 다문화 학생으로 이들중 대부분이 고려인계 학생들이었다.



지역아동센터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으로 성 건동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아란지역아동센터의 경우도 이용아동의 대부분이 고려인계 학 생들로 이중언어사용에 대한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19일 이런 문제를 지역아동센터, 예술단체, 고려인 사회가 함께 해결하기 위한 작은 시도로 <우리 할머니와 함께하는 우리 짚풀공예교실>이 성건동에 있는 아란지역아동센터에서 열렸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경북문화재단의 [이웃사촌] 지원사업을 통해 짚풀공예를 배워오던 고려인 할머니들이 직접 예술강사가 되어 아란지역아동센터를 방문, 30여명의 아이들과 함께 동요부르기, 시낭송 및 "달걀꾸러미” 만들기 체험을 지도하며 아이들이 평소에 접하기 힘든 우리 전통문화인 짚풀공예를 체험하고 즐겁게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예술강사로 참여한 김타마라씨는 "우리 손주들이 공부하고 있는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려니 많이 떨렸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다. 오늘 즐거워하는 아이들 얼굴을 보니 준비했던 모든 시간들이 보람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일을 찾아 무척 기쁘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마르코(월성초2) 어린이는 “짚을 처음 만져보았는데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달걀을 싸는 방법이 신기했다”며 “할머니가 선생님으로 오셔서 좀 이상했고 그런데 멋있었다”는 체험소감을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짚풀공예를 지도한 손경희강사(짚풀공예가)는 “짚풀공예라는 전통문화를 통해 만남을 가지면서 고려인들과 우리가 같은 민족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쉽지않은 과정을 항상 밝은 모습으로 함께해주시고 오늘 봉사활동까지 열심히 해주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시낭송을 지도한 배점숙강사(시낭송가)는 “서툰 한국어 솜씨지만 아이들을 위해 시낭송을 하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누구나 낯선 곳에서 겪을 수 밖에 없는 불편함이 있는데 이 것을 편견없이 바라볼 때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오늘 새롭게 느꼈다”

행정실무를 맡은 박고은씨(지역활동가)는 “지역에서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는데 오늘처럼 당사자분들이 직접 지역을 위해 봉사하시는 모습은 정말 뜻깊은 것 같다”며 “자신들이 배운 활동으로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모델이 정착되었으면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행사기획자 김주헌씨(한국짚풀공예협회경북지회장)는 "경북문화재단의 예술교육지원사업으로 고려인분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되어 프로그램이 더 빛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란지역아동센터 김도연센터장은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우리 마을의,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아가는 동시에 할머니와 가족에 대해 자부심까지 높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가정과 센터가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 함께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 또하나의 의미"라는 소회를 밝혔다. 

이번 사업을 누구보다 열심히 지원해준 경주시외국인도움센터 황소영센터장은 "경주는 이미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우리 모두 함께 사는 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함께 하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사회의 시민들과 고려인 당사자들이 함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타도시에 귀감과 경주의 희망을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